“재미있게 살아라 그리고 미련 없이 죽어라”… 책에서 만난 ‘무민’작가 얀손
2017.09.1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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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예술세계 담은 2권 나와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무민’(위 사진)을 만든 핀란드 작가 토베 얀손(1914∼2001). 1945년 출간된 ‘무민’은 그 뒤 50여 개 언어로 번역되고 연극, 오페라, 애니메이션, 영화 등으로 사랑받고 있지만 ‘무민’의 성공은 오히려 얀손의 다양한 면모를 가리곤 한다. 그는 ‘무민’의 작가였지만 화가이자 삽화가, 풍자 작가였고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였다. 연극, 무대 미술, 벽화 작가이기도 했다.
국내 첫 ‘무민’ 원화 전시회(11월 26일까지 서울 한가람디자인미술관)와 맞물려 얀손의 삶과 예술 세계에 대한 책들이 나왔다. 핀란드 미술평론가 툴라 가르얄라이넨의 전기 ‘토베 얀손, 일과 사랑’(문학동네·왼쪽 사진), 핀란드 국립미술관과 아테네움미술관이 엮은 ‘토베 얀손 창작과 삶에 대한 욕망’(작가정신·오른쪽)이다. ‘창작과 삶에 대한 욕망’에는 핀란드 예술사가, 문학평론가, 만화평론가 등 여러 필자들이 참여했다. 평화, 편견과 금기를 사랑으로 넘으려 했던 ‘무민’과 얀손의 세계가 전면적인 면에선 처음으로 우리에게 소개되는 것이다.
‘일과 사랑’은 제목처럼 그의 일과 사랑을 담았다. 얀손에게 일과 사랑은 그의 삶의 두 축이었다. 그래도 우열을 가리자면 일이 첫째, 사랑이 둘째였다고 한다. 2차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 그의 나이 스물 다섯. 전쟁 통에 히틀러와 스탈린을 조롱하는 만평을 그리기도 했던 그는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민’을 만들었다. 이렇게 시작하는 그의 작품 세계와 함께 젊은 시절 당대 남성 지식인 예술가들과의 만남부터 평생 동반자인 동성 연인과의 사랑까지 그의 개인사도 세세하게 담겨 있다.
‘창작과 삶에 대한 욕망’에는 그의 삶을 다각도로 조명하며, 삶의 궤적을 보여주는 스케치, 삽화, 회화, 벽화 등 대표작 76점을 수록했다. 이 역시 ‘얀손=무민’이라는 등식에서 탈피해 그의 다양한 작품을 보여준다.
두 권의 책이 전해주는 가장 중요한 ‘말’은 자유를 향한 열정인 것 같다. ‘일과 사랑’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토베는 혁명가였지만 전도사나 선동가는 아니었다. 시대의 가치관과 태도에 영향을 미쳤지만 기수 노릇은 하지 않았다. 조용한 성정에 맞게 자신의 선택들을 끝까지 고수했을 뿐이다. 어린 토베는 ‘자유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이다’라고 썼다. 그녀가 눈 감는 날까지 그 무엇보다 가치 있게 여긴 진리였다.”(10쪽) ‘창작과 삶에 대한 욕망’에 나오는 얀손의 생전 인터뷰 속 한마디는 인상적이다. “간단히 말하면 이렇다. 싫증 내지 말라. 흥미를 잃지 말라. 무감각이 자라게 하지 말라. 귀중한 호기심을 잃지 말라. 그리고 미련없이 죽어라. 이 얼마나 단순한가.”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무민’(위 사진)을 만든 핀란드 작가 토베 얀손(1914∼2001). 1945년 출간된 ‘무민’은 그 뒤 50여 개 언어로 번역되고 연극, 오페라, 애니메이션, 영화 등으로 사랑받고 있지만 ‘무민’의 성공은 오히려 얀손의 다양한 면모를 가리곤 한다. 그는 ‘무민’의 작가였지만 화가이자 삽화가, 풍자 작가였고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였다. 연극, 무대 미술, 벽화 작가이기도 했다.
국내 첫 ‘무민’ 원화 전시회(11월 26일까지 서울 한가람디자인미술관)와 맞물려 얀손의 삶과 예술 세계에 대한 책들이 나왔다. 핀란드 미술평론가 툴라 가르얄라이넨의 전기 ‘토베 얀손, 일과 사랑’(문학동네·왼쪽 사진), 핀란드 국립미술관과 아테네움미술관이 엮은 ‘토베 얀손 창작과 삶에 대한 욕망’(작가정신·오른쪽)이다. ‘창작과 삶에 대한 욕망’에는 핀란드 예술사가, 문학평론가, 만화평론가 등 여러 필자들이 참여했다. 평화, 편견과 금기를 사랑으로 넘으려 했던 ‘무민’과 얀손의 세계가 전면적인 면에선 처음으로 우리에게 소개되는 것이다.
‘일과 사랑’은 제목처럼 그의 일과 사랑을 담았다. 얀손에게 일과 사랑은 그의 삶의 두 축이었다. 그래도 우열을 가리자면 일이 첫째, 사랑이 둘째였다고 한다. 2차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 그의 나이 스물 다섯. 전쟁 통에 히틀러와 스탈린을 조롱하는 만평을 그리기도 했던 그는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민’을 만들었다. 이렇게 시작하는 그의 작품 세계와 함께 젊은 시절 당대 남성 지식인 예술가들과의 만남부터 평생 동반자인 동성 연인과의 사랑까지 그의 개인사도 세세하게 담겨 있다.
‘창작과 삶에 대한 욕망’에는 그의 삶을 다각도로 조명하며, 삶의 궤적을 보여주는 스케치, 삽화, 회화, 벽화 등 대표작 76점을 수록했다. 이 역시 ‘얀손=무민’이라는 등식에서 탈피해 그의 다양한 작품을 보여준다.
두 권의 책이 전해주는 가장 중요한 ‘말’은 자유를 향한 열정인 것 같다. ‘일과 사랑’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토베는 혁명가였지만 전도사나 선동가는 아니었다. 시대의 가치관과 태도에 영향을 미쳤지만 기수 노릇은 하지 않았다. 조용한 성정에 맞게 자신의 선택들을 끝까지 고수했을 뿐이다. 어린 토베는 ‘자유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이다’라고 썼다. 그녀가 눈 감는 날까지 그 무엇보다 가치 있게 여긴 진리였다.”(10쪽) ‘창작과 삶에 대한 욕망’에 나오는 얀손의 생전 인터뷰 속 한마디는 인상적이다. “간단히 말하면 이렇다. 싫증 내지 말라. 흥미를 잃지 말라. 무감각이 자라게 하지 말라. 귀중한 호기심을 잃지 말라. 그리고 미련없이 죽어라. 이 얼마나 단순한가.”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